저 봉숭아 물들였어요
울엄니,
"꽃이 금방 질텐데, 언제 와서 보나~~"
그 말씀은 꽃이 문제가 아니라
"안 내려 올래?" 이 말씀이시다.
자주 내려가는구만, 그래도 둘째딸 얼굴이 보고플때 유혹하시는 말쌈인 셈이다.
지난 주말엔 아버님 생신이 주중인지라 식구들이 미리 모인 날이었지만
철 따라 이꽃저꽃이 피고지는 울엄니의 뜰엔 또 유혹할 말한 꽃들로 가득하다.
꼬리박각시나방(그 동안 벌새로 잘못 알았었던...)이 제일 좋아하는 꽃
이름은 모르겠지만, 무척 우아하고 아름답다.
결명자.....몇해를 봤어도 요넘이 결명자인줄은 이번에 엄마랑 뜰에 앉아 수다떨다 알게 되었다는...ㅡ.ㅡ
내가 좋아라 하는 국화....예전엔 꽃밭의 절반 이상이 각종류의 국화로 이루어졌었는데...
아주 꽃이 큰 나팔꽃
맨드라미...마치 폭죽놀이하는 모습같다.
얘도 맨드라미
얘도 맨드라미
설악초 꽃이다. 잎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는 쪼맨한것이 앙증맞다.
어려서 학교 화단에 있었던...그러나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채송화.
' 금관화' 랜다. 모습하고 참 근사하게 잘 어울리는 꽃이름....
석황이며 백일홍나무, 천일홍, 봉숭아...줄줄이 피어있다.
큰토마토, 방울토마토, 오이, 호박, 고추랑 깨들...
작은 밭에 온통 먹을꺼리 투성이다.
계속 이것저것 검사하시느라 오르락, 내리락 하신 울아버지는
아마도 생신전날 입원하시고, 생신날에 금식을 하실거 같다.
심장을 두번 건드렸기에 다른 사소한 수술들 조차 모두 심장이 우선 검사되어야 한다.
어깨쪽에 힘줄이 끊겼댄다. 노화로 인해 올수 있다는....
인체 모형과 MRI 결과를 보니, 팔을 지지해줘야 하는 큰 힘줄이었다.
그것을 잇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또 심장이 문제인거다.
마취가 있어야 하므로, 심장 검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금요일 MRI 찍고, 월요일 결과보고 입원, 수술 날짜 잡고....
오르락 내리락....울엄니, 아버지 너무 지치실까 걱정걱정...
주말 같이 보내고 올라오는 길에 울엄마가 찍어주신 사진 한장속에
봉숭아물들인 내 손톱 두개가 보인다.
아버지가 배경이 되어주시고...
저 봉숭아 물들였어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