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 일출, 가진항, 송지호
밝아오기는 하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올라오지 않길래 잠시 누웠다.
햇님 보시기에 몹시 언짢을 일출맞이 태도....침대에 누워 일출 기다리기...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다. 12월 1일을 비춰줄 '오늘의 햇님'
일출을 봤으니 이젠 몸을 가볍게 풀어주러 간다.
바닷가가 보이는 해수사우나....
그 창으로 조금 전 떠오른 해도 바라보고 나무도 바라보고...
이젠 미시령쪽으로 아침 식사 하러간다.
속초에 왔으니 원조 할머니의 순두부를 먹어줘야 한다.
과음은 아니었어도 두부 한그릇씩을 뚝딱 해치운다. 속이 뜨끈뜨끈하니 확 풀린다.(주당모드? ㅎ ㅎ)
평상시 두부를 안 좋아하는 나인데도 아주 맛있다.
일출도 봤고,
뽀득뽀득하게 해수로 목욕도 했고,
심층수로 만든 순두부 아침도 먹었으니....
이제 바닷가 모래밭에 나가 한바탕 놀고 떠나자 한다.
함께 떠난 두 여인네
내 사진은 발자국으로 남기기...
모래바닥이 딱딱해져서 힘을 팍팍 주어 발도장을 찍어야 했다.
몰두해서 찍다가 진짜 바다로 들어갈뻔....ㅎ ㅎ
북극곰대회 나가실라나....이 추운 날에 수영하는 사람들....
으이구, 보는것만으로도 소름 돋아라...
어디로 가서 추억을 만드나 고민하던중
가진항의 물회가 맛있다는 정보를 듣는다.
가 봅시다~~~아~~~
봉포리 해수욕장, 청간정해숙욕장, 삼포해수욕장, 공현진항, 송지호해수욕장 등등의 이름을
지나서 가진항으로 안내해 주는 우리의 똑똑한 네비게이션...
젤 먼저 반겨주는, 금방 바다에서 꺼내온 아구들...
입을 얼마나 크게 벌리든지...물릴까봐 가까이도 못가고 멀리서 찰칵...
꼬리 확 휘면서 위협하는 저 승질머리 봐...누가 널 잡아 먹겠대니?
나 말고 누군가 잡기야 하겠지만...ㅎ ㅎ
가진항 입구의 모습을 건너편에서 바라보다.
배들이 계속 들어온다. 고기들 건진 그물들을 싣고....
등대를 만들려고 하나부다, 아직 한창 공사중...
이곳 가진항의 물회는 정말로 강추...
예전에 한번 먹어봤던 잊지 못할 물회맛이 있었는데 그곳이 어디인지 한참 찾았었더니만...
이곳에서 그 옛날 그 맛을 그대로 느꼈다.
아마도 사진 한장속에 남아있던 추억이 이곳이 아니었나싶다.
이제 슬슬 서울로 가보자고 가진항에서 나오니
송지호에 철새관망타워의 이정표가 보인다.
입장료 천원씩 내고 타워로 올라가니 송지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들만 보인다.
여행내내 바다보다 설악산을 더 쫓는 내 눈이었는데...아무래도 산 중독이다. ㅎ ㅎ
전망대에선 망원경으로 송지호에 서식하고 있는 수많은 새들을 볼수 있는데
12월 1월에 많은 새를 볼수 있다고 한다.
갈매기만 많이 봤다. 아니 새를 잘 몰라서 보이질 않는것 같았다.
여러가지 새들의 박제전시관이 있다.
산책로 따라 송지호로 나가본다.
눈이 올지도 모르겠다더니 아주 화창하다.
바람이 점점 세차고 차가와진다. 아무렴...겨울인데...
내게 있어 대부분 여행중이 볼꺼리 위주로 돌아다니는지라
오히려 식사가 변변치 못했던때가 더 많았는데
이번엔 맛있는것만 골라 먹고, 잠 잘 자고 푸욱 쉬는 여행이었다.
편한이들과 함께 했던 여행이었던지라 더더욱 고맙고, 즐거웠다.
이 즐거웠던 기억은 또 오래오랫동안 우리들 머리속에서 아름답게 자리 하겠지...
아침에 뜬 해가 우리랑 서울로 서울로 동행해 준다.
의리 있는 햇님.....
아자아자~~ 충전한 힘으로 12월을 알차게 보내자...
2007.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