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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살인놀이

사비성 미공방 2008. 2. 18. 21:44

 

 

 

 

살벌한 제목을 가진 연극이다. 살인놀이라니....

 

 

왁자지껄한 대도시 거리의 모습으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수많은 잡담속에

곧 닥쳐 올 전염병에 대한 암시들을 계속 나타낸다.

 

갑작스럽게 픽픽 쓰러지는 사람들...

그렇게 갑작스런 죽음들은

서로 서로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서로를 경계하게 되고, 개인들마다 방화벽을 치게 만든다.

 

있는자와 없는자들의 대립과 갈등이 극대화 되고,

혼란을 틈타 권력을 쟁취해 보려는 인간들,

어느것 하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의 난립,

흔들리는 판단력...

가까운이들을 하나하나 보내면서 느끼는 죽음에의 공포,

그래도 살아야겠는 인간의 본성...

누가 죽음 앞에서 초연할 수 있겠는가

서서히 모두가 미쳐가고 있을 즈음

전염병을 빙자하여 마구 행해지는 살인이 있었다.

살인으로 죽었는지, 전염병으로 죽었는지 확인할 길도 없는 그런 죽음들이

온 도시를 다 휩싸고...

 

이런것들이 마구 섞이어 극이 진행되어 나간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뛰어 다니고,

무대가 계속 바뀌고, 총소리며, 고함소리....

 

그러다가 정적...

 

노부부가 서로 의지하여 무대를 천천히 몇바퀴를 돌면서 주고 받는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면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힘을 얻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죽음을, 노부부가 함께이기에 기꺼이 웃으며 맞이하는 모습

다소 지루할 정도의 낮은 톤으로, 너무나 많은 대사들이 오고 갔지만

작가나 제작자의 의도가 다분했던 부분이기도 한 듯 느껴졌다.

 

두팀의 부부가 마치 거울에 반사된 모습인 듯 똑같은 모션,

에코우처럼 한템포 느린 똑같은 대사를 주고 받는 부분도 내겐 강렬히 다가왔다.

 

전염병이 다 사라졌다 안심 할 즈음,

온 도시를 감싸버리는 대형화재...

극은 그렇게 마무리를 했다.

 

 

 

 

 

내가 읽은 연극이다.

뭐가 맞는 것이고, 뭐를 말하려고 했는지는 내 나름의 해석일뿐...

각자 보는 사람들이 보는 숫자만큼의 해석이 되어지는거 아니겠는가...

혹 잘못 읽혀졌더라도 전문가분들 부디, 태클 걸지 마시와요~~^^*

 

팜플렛을 친구 가방에 맡겼다가 그냥 보내버렸다.

거기에 뭔가 쓸만한 꺼리가 좀 있을 터인데, 모르겠다.

그냥 머릿속에 있었던 것들만 떠올려 본다.

내일이면 고만 홀라당 다 잊어버릴거 같아서...

이젠 나이가 들어서 별거별거 다 까묵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