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성 미공방 2010. 8. 17. 23:20

 

 

요즘 날씨는 참말로 변덕스럽습니다.

 

며칠전엔 한바탕 소나기를 퍼붓더니만,

어머나 세상에

곧바로 커~어다란 무지개를 보여주더군요.

이게 뭔 일인가 싶었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서울에서 무지개를 본 기억이 가물가물....했기에 말입니다.

 

그 바로 다음날은 하늘이 마치 가을하늘처럼 높고 맑아서

눈이 부실 지경이었지요.

 

 

서울 하늘은 어디에 오르지 않고는 넓게 담아내기 힘이 듭니다.

건물에, 전깃줄에, 가로등, 신호등, 가로수에.....

 

그래도 서울에선 너무 보기 힘든 맑은 하늘이어서 한컷은 찍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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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남산커피집에 들러 일 이야기를 조금 하고는

맑은 커피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집으로 오는길...

 

저녁을 먹고 헉헉 대던 우린

전철 타기 전에 한옥마을이나 한바퀴 돌자고

오랜만에 한옥마을로 들어섭니다.

 

바람은 선선하게 불고

무대에선 젊은 친구들의 음악소리가 들립니다.

 

타임캡슐 앞마당에서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수다를 떨고 있는데

음악이 끝나고 들리는 저 소리는....영화?

 

 

바람불어 좋은날에 아무곳에서나 앉아서 볼 수 있는 야외영화라....

 

살짝 젖은 나무의자에 손수건 한장 깔고 우리도 함께 걸터앉습니다.

 

 

<맨발의 꿈>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대표팀을 첫 출전에 우승까지 이끌게 된 한국인 이야기.

실화라고 들었기에 몹시도 보고싶었던 영화였지요.

 

배우 박희순의 명연기에 웃고

아이들의 눈망울에 반하고

마치 시합을 진짜로 보고 있는듯이 함께 웃고, 박수도 치면서...보고 있는데

영화장면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내립니다.

동시에, 거짓말처럼 실제로 우리 하늘에서도 소나기가........ㅎ ㅎ

 

스크린 안과 밖이 하나되는 순간

주섬주섬 비옷들 챙겨입고 우산을 쓰는 장면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기념으로 한컷 찍었지요.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날씨가 이런때는 너무나도 센스쟁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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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위가 한풀 꺾였음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이렇게 또 하루하루 다르게 가을로 달리겠지요.

 

짧은 계절이 한국인을 급한 성격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또 부지런하게도 만들어준것이겠지요.

 

부지런을 떨면서 가을맞이, 겨울맞이 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