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곳

박달재

사비성 미공방 2013. 7. 29. 11:50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엇오 소리쳤오 이가슴이 터지도록

 

부엉이 우는산골 나를두고 가는님아

돌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가소

도토리 묵을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박달재 하늘고개 울고넘는 눈물고개

돌뿌리 걷어차며 돌아서는 이별길아

도라지 꽃이피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금봉아 불러보나 산울림만 외롭구나

 

 

 

 

 

영남의 과거도령 박달은 과거 합격이라는 청운의 꿈을 갖고 한양을 찾아가다

평동마을의 한 농가에서 유숙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난을 조심하라는 가훈을 가슴에 지닌 박달도령이 늠름하고 준수한 태도에

그집의 딸 금봉이는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박달도령도 금봉이의 절절하고 연연한 자태에 넑을 잃고 말았으니,

양인심사는 양인지라.

뜻과 뜻이 맺어지고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달빛이 호젓한 밤 두 청춘남녀는 사랑을 맹세하고 장래를 약속하며 밀회로 밤을 세웠다.

 

그러나 이들은 이별이란 말 아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정성을 다해 몰래싸준 도토리묵을 허리춤에 달고 박도령은 눈에 어리는 금봉이의 모습을 애써 지워가며

이등령 아흔아홉구비를 꺽어돌며 눈물을 뿌렸다.

 

한양에 도착한 박달이는 만사에 뜻이없고 오로지 자나깨나 금봉이 생각뿐이었다.

연연한 그리움을 엮어 벽에 걸고 과거를 보았으나 결과는 낙방이었다.

몇일을 두고 고민하는 날이 계속되었다.

그리움 내키는대로 평동을 가자니 낙방의 초라한 모습을 금봉이에게 보일 수 없어 가슴을 태웠다.

 

 

 

한편 박달을 보낸 날부터 성황님께 빌고 빌기를 석달열흘.

끝내 소식이 없자 금봉이는 아흔아홉구비를 그리운 박달의 이름을 부르며 오르고 내리다

마침내 실신하여 상사의 한을 안고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박달은 금봉이의 삼우날 평동에 도착하여 금봉이의 허망한 죽음앞에서 실의와 허탈감에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뜬 박달의 앞에 금봉이가 애절하게 박달을 부르며 앞으로 지나갔다.

앞서가던 금봉이가 고개마루 정상벼랑에서 박달을 부르며 몸을 솟구치는 찰라,

박달은 금봉아! 한마디를 부르며 금봉이를 잡았으나 이는 허상일뿐

벼랑에서 떨어지는 몸이 되었다.

 

봄이면 두 남녀의 이루지 못한 애닲은 사랑을 대변하듯 연붉은빛 진달래 꽃이 아름답게 피고진다.

 

 

-박달재 휴게소에 있는 글

 

 

 

 

바람도 시원하고, 나무도 시원하게 쭉쭉 뻗은 박달재 공원은

 

느릿느릿 숲의 향기를 맡으며....

 

잠시 멈추어 목도 축이고...

 

수없이 많은 장승님들 하나하나 마주해 보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면 좋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