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el on paper, 360*520, 1998, 김경숙)
뒷산에서 주어온 명감나무열매와
대문앞에서 주어온 알밤을 품고있는 밤가시
엄마가 길러주신 늙은 호박과
고구마 맛이 난다고 쪄먹어 보라고 옆집에서 가져온 제주호박
바닷가 어디쯤에서 주어왔을 돌덩이와
패트병에 꽂힌 고염나무열매까지...
이 그림은 내 살면서 너무나 힘들었던 시절에
눈물 머금고 그렸던 그림이다.
소위 말하는 IMF시절..
하던 일을 팽개치다시피 접어야 했던 그 시절
서울에 버틸 힘조차 없어 시골집에 짐싸들고 내려 갔었던 그 시절이었다.
그 아픈 시절에도
나를 버티게 했던 그림
그리면서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얼마전 인사동 어느 갤러리에 들어가 한바퀴 돌아보는데
그야말로 그림에서 돈냄새가 났었다.
번쩍거리는 악기며,
고급스러워 보이는 테이블보
과일들도 듬뿍듬뿍....
언뜻언뜻 보이는 가구들의 눈부심...
있는 사람이 그린 그림이구나
그러면서 문득 저 가을소재 그림이 생각났다.
남들에겐 그져 스쳐 지나갈 그림이지만, 내겐
초심을 불러 일으키는 그림이었기에...
다시 꺼내어 보고
그 시절, 그 힘든 시절
내 분신같은 그림이 오늘 또 내게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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