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각들

엄마의 종이학

사비성 미공방 2007. 2. 6. 02:41

 

 

 

칠순을 훨씬 넘기신 울엄니의 작품이다.

 

 

몇해전 어디선가 이 종이학을 보시고는

너무 이쁜 학을 보았다면서 잠을 못 이루시던 분이다.

이야기로만 들은 난 기대도 하지 못했다.

종이학이 종이학인게지, 뭐가 그리 예쁠라고....

 

너무나 만들어보고 싶어하시는지라

하나 사 오시라고...

그럼 어떻게 만드는지 연구해 보겠노라고...

 

엄마의 갖고 싶은 간절함이 통했는지

어느분이 한쌍을 만들어주셨단다.

 

그 한쌍을 들고 오셔서 어찌나 기뻐하시던지...

나도 깜짝 놀랐다.

이렇게 예쁜 것을 만들수 있을까...

 

방법은 어렵지 않지만

하나하나 접어서 그 접은것들을 또 한장한장 붙여

학 한 마리를 완성해야 한다.

 

쉬이 배운 내가 엄니를 가르쳐 드렸었다.

그걸 엄마는 쉬지 않고 만들고 계셨다.

그날이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 가까이 되어 가나부다.

 

 

 

울엄니는 이런 받침 모양까지 만들어 한 가족을 배에 태우기도 하고

커어다란 항아리도 만들고 연필꽂이까지 만드신다.

 

받는이들이야 그져 보기만 좋다 생각하겠지만

칠순 노모에겐 하나하나 정성이다.

 

예전보다 손이 좀 거칠어지고, 시력도 나빠지시는 지라

짬만 나면 접고 계신 일을 이제 고만 하셨음 하는 맘도 없지 않아 있지만

언젠가 전시를 한번 해 드리고픈 맘에 많이 모아 놓으시라고 했었다.

 

그러나 모아놓으시지를 못하신다.

나누어 주시느라...

 

작은 종이학 천마리가 아니라,

울엄니는 저 큰 학을 천마리는 넘게 만드셨을께다.

 

 

 

이것을 어찌 다른 용도로 사용해 볼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엄마의 한 재산을 잔뜩 가져와 버렸다.

 

엄마에게 이젠 보람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어찌 사용해볼지 고민해 봐야 한다.

 

 

 

 

 

 

 

 

 

'소소한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넘이 글쎄....  (0) 2007.03.26
어린이 대공원  (0) 2007.02.25
나우족과 노무족?  (0) 2007.01.1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0) 2006.12.30
99와 1의 차이  (0) 200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