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을 훨씬 넘기신 울엄니의 작품이다.
몇해전 어디선가 이 종이학을 보시고는
너무 이쁜 학을 보았다면서 잠을 못 이루시던 분이다.
이야기로만 들은 난 기대도 하지 못했다.
종이학이 종이학인게지, 뭐가 그리 예쁠라고....
너무나 만들어보고 싶어하시는지라
하나 사 오시라고...
그럼 어떻게 만드는지 연구해 보겠노라고...
엄마의 갖고 싶은 간절함이 통했는지
어느분이 한쌍을 만들어주셨단다.
그 한쌍을 들고 오셔서 어찌나 기뻐하시던지...
나도 깜짝 놀랐다.
이렇게 예쁜 것을 만들수 있을까...
방법은 어렵지 않지만
하나하나 접어서 그 접은것들을 또 한장한장 붙여
학 한 마리를 완성해야 한다.
쉬이 배운 내가 엄니를 가르쳐 드렸었다.
그걸 엄마는 쉬지 않고 만들고 계셨다.
그날이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 가까이 되어 가나부다.
울엄니는 이런 받침 모양까지 만들어 한 가족을 배에 태우기도 하고
커어다란 항아리도 만들고 연필꽂이까지 만드신다.
받는이들이야 그져 보기만 좋다 생각하겠지만
칠순 노모에겐 하나하나 정성이다.
예전보다 손이 좀 거칠어지고, 시력도 나빠지시는 지라
짬만 나면 접고 계신 일을 이제 고만 하셨음 하는 맘도 없지 않아 있지만
언젠가 전시를 한번 해 드리고픈 맘에 많이 모아 놓으시라고 했었다.
그러나 모아놓으시지를 못하신다.
나누어 주시느라...
작은 종이학 천마리가 아니라,
울엄니는 저 큰 학을 천마리는 넘게 만드셨을께다.
이것을 어찌 다른 용도로 사용해 볼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엄마의 한 재산을 잔뜩 가져와 버렸다.
엄마에게 이젠 보람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어찌 사용해볼지 고민해 봐야 한다.
'소소한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넘이 글쎄.... (0) | 2007.03.26 |
---|---|
어린이 대공원 (0) | 2007.02.25 |
나우족과 노무족? (0) | 2007.01.13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0) | 2006.12.30 |
99와 1의 차이 (0) | 2006.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