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신부님, 스님, 만신들......
자의든 타의든 종교인이 되어 신과 통하고
인간에게 말을 전하는 능력을 갖었다는 사람들....
각기 방법과 기도하는 주체는 다르지만
그들이 갖은 능력이나 거부할 수 없는 운명같은 것은 비슷하지 않으려나.....
그 중에 특히 무병, 신병이라 하여 그 운명을 거부할수 없다는 무당의 이야기들은
문학 작품에서도 수 없이 등장 하듯이
우리나라 문화의 깊은 곳에서부터 뗄래야 뗄수 없는 근간을 이루고 있음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친구가 신내림을 받았었다. 두어해 전에....
어려서부터 신기가 있었다는데, 버티고 버티다 늦게서야 운명을 받아 들였다.
대학강단까지 선 친구가 말이다.
난 아직 굿문화에 익숙치 않다.
가서 어찌 하는건지 방법도 모르거니와 굳이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그냥 공연 보듯이 함께 어울려 놀다 오는 편이다.
그나마 처음 갈때는 걱정스럽고 두려워, 엄니에게
그런곳에 가도 되는거냐고 여쭤봤었던...그런것에 비하면
신당에서 뒹굴수도 있는 지금은 엄청 발전한 것이라 하겠다.
그곳에 가면 소위, 전국의 유명한 쟁이들이 죄다 모인다.
그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짬짬이 벌이는 작은 공연들이 즐겁다.
도대체 악기 못 다루는이가 없고,
한가락 뽑지 못하는건 나뿐인가 하노라~ 할정도로 끼가 넘치고 넘쳐 흘러 내리는 사람들
이번엔 친구의 진적굿이었다.
무당도 자신과 식구들을 위한 굿을 한댄다. 2년에 한번 홀수 나이에....
그것을 진적굿이라 한다고 했다.
처음으로 한가한 굿을 보았다.
무형문화재이신 선생님의 굿판에는
늘 마이크며, 사진기, 비디오카메라에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조용하게 오로지 굿을 몰두하여 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가까이 앉아서 만신들이 아닌 엄마같이, 이웃집 아줌마 같이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면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요 며칠동안의 내 심리상태론, 내게 아주 좋은, 멋진 여행이었다.
바다 건너 멀리 있는 동생이 맘 약하게 굴길래 냅다 성질을 내고는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된통 가을앓이를 한 며칠이었기에...
아니 그것이 가을앓이인줄은 모르겠다.
딱히 살면서 이것이 가을앓이구나 싶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가을이 억울하겠다.
걸핏하면 가을에게 뒤집어 씌우니 말이다.
그냥 의욕상실이었다.
멍~~해져서, 아주 많이 우울해져서 며칠을 보냈다.
보고픈이는 만날수 없어 괴롭고
미운이는 만나서 괴롭다 했던가...
심지어 그런 맘까지 야속하게 들기도 했다.
머얼리 여수까지 오가는 길에.... 친구의 진적굿을 보면서...
내 맘 다시 찾아 꼬옥 안고 돌아왔다.
이제 작은것에 맘을 잃지는 말아야지....
좋은일만 좋은일만... 늘 좋은일만......생겼으면 좋겠다.
2007. 11. 19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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