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 15년쯤 되었나 봅니다.
그림이란 것이 인연이 되어 허구헌 날 붙어 다닌다고
빛과 그림자라는 별명까지 붙은 친구같은 언니가 있습니다.
그 언니에게 소중한 기회가 주어져 올해는 여기저기 전시일정이 많았습니다.
어쩜 그 바쁜 일정이 참 다행이다 여겨집니다.
맘 여린 언니에게 많이 아픈 남동생이 있기 때문이지요.
먼 미국땅에서 투병하고 있는 동생 때문에 맨날 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인데
바쁨은 그 슬픔을 잠시라도 거둘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지난 4~6월달을 동생과 함께 지내다가 잠시 들어와 작은 전시 하나 마치고
다시 또 동생을 돌보러 나갑니다.
게다가 미국에서 개인전이 준비되어 있구요.
작가에게 해외에서의 전시 기회란것이 얼마나 큰 일인가요만
언니나 나나 동생일이 가장 큰 문제라서 미쳐 전시란것에 눈길을 많이 주질 못합니다.
공항에 가는데 함께 가기 위해 언니네 집으로 갔지요.
우리 딸 왔나~하면서 반겨주는 엄니 아버지...
그래도 니가 늘 함께 해줘서 고맙고 맘이 놓인다고 또 인사를 잊지 않으십니다.
잠깐 서점에 가서 동생에게 좋을 읽을꺼리를 몇권 사고
아침부터 갑자기 무릅에 통증이 왔다면서 파스도 한개 삽니다.
먼길 떠나면서 아프다면 부모님 걱정하실까, 몰래 가방속에 넣어가지고....
동생은 지금 출발한다는 누나의 전화에 벌써 목소리가 밝아졌다면서
엄마에게 전화기를 넘긴 언니의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부모님께 눈물 안 보이게 등을 두드려 달래가지고는 집을 나섭니다.
둘이서 공항버스를 타고는,
맘만 태우고 계실 부모님 얘기에, 이러저러 많은 걱정에...
그러다가 아버지가 동생에게 전하는 봉투 하나를 꺼냈는데
보려고 본것이 아니라, 그냥 보여진....
사랑하는 내 아들아~
팔순의 아버지가 불혹이 된 아들에게....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하겠나요.
아버지의 맘이 다 들어간 그 한마디인데...
편지를 읽지는 않았지만
그 한마디만으로도 둘이서 참았던 눈물이.....
인천사는 여동생이 공항으로 나와서 함께 빠이빠이 해주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하늘이 가을 하늘이라기 보다, 봄햇살을 머금은 듯이 보였습니다.
쾌유를 빌어요, 하나 아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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