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각들

금메달 같은 동메달

사비성 미공방 2008. 8. 25. 10:00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펌)

 


분명 1등, 2등, 3등이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로 표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등의 동메달은 환하게 시상대에 오르는데 비해
2등인 은메달은 그다지 즐거운 표정들이 아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참 많은 선수들의 표정이 그렇게 비추어진다.

 

시상대 오르기 전의 마지막 게임의 결과 때문이리라.

 

금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놓친 아쉬움, 억울함을 품은 은메달은
미쳐 패배의 분을 풀기도 전에 시상대에 오르게 된다.

 

반면, 준결승에서 한번의 패배를 맛보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3, 4위전에서 힘겹게 이기고 획득한 동메달은
금메달 만큼이나 기쁜 동메달이 될 것이다.

 

이래서 마무리라는 것이 중요하지 싶다.
메달의 색깔을 떠나서 마지막 경기가 이겼느냐, 졌느냐의 기분은 몹시 다를 것이기에...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큰, 그런 시합도 있었고
예상도 못하고 있다가 횡재하듯 기쁨을 준 시합도 있었다.
그러나 그 개개인 선수들에겐 그 한게임 한게임이 얼마나 피를 말렸을까 안쓰럽기만 하다.

 

 

 

2008년도 베이징 올림픽 17일간은 정말 즐거웠다.
기대 이상의 성과들이 그랬지만,

거기에는
마지막날까지 화면에 비춰진 여자핸드볼팀과 한국야구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 혹은 이틀만에 예선, 결선을 치뤄내는 종목들과는 달리
올림픽 기간 내내 많은 시간과 많은 선수를 동원해서 치뤄내야 했던 구기종목들
온 나라를 긴장의 연속으로 몰고 갔던 막판까지의 승부...
그리고 그 마지막을 이겨준 야구와 핸드볼이다.

금메달과 금메달 같은 동메달..
그 결과였다.

 

강한자가 살아 남는것이 아니라
살아 남는자가 강한자라고 했던가...

 

이겨낸자만이 끝까지 카메라의 시선을 잡고 있을 수 있으며
그 시선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팀만이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시선을 잡지 못했던 수 많은 우리 대표팀 선수들
다음 런던 올림픽에서 꼭 세계의 시선을 꼼짝 못하도록 잡아두라고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짝짝짝...

 

 

 

시차가 났던 다른 나라의 올림픽들은 밤 새워 응원하고
낮엔 꾸벅꾸벅 졸면서 일하느라 힘겨운 나날이었는데
가까운 이웃나라이기에 시차도 없었거니와,
백수된 덕분에 피로감도 없이 맘껏 즐겼다. ^^*


이젠 일상으로 돌아와

어느님의 말씀처럼 과로사 하게 생긴 백수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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